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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각들/일상의 생각들

고정된 실체는 존재하는가: 변화와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

by 내면치유 202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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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실체는 존재하는가: 변화와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
안내: 이 글은 개인적인 사유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므로 일반화될 수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핵심 요지
고정된 실체란 변하지 않는 본질을 뜻하지만, 인간과 세계는 수정의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멈추지 않고 변화합니다. 우리가 고정됨을 느끼는 이유는 세계가 멈춰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인식과 언어가 흐름을 ‘덩어리’로 고정하기 때문입니다.
목차

1. 고정된 실체란 무엇인가

고정된 실체란 변화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언제나 동일한 본질을 유지하는 어떤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에서 이러한 의미의 고정됨은 발견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은 조건에 의해 생겨나고, 변하고, 사라지는 과정과 흐름으로 드러납니다.

2. 수정에서 죽음까지: 삶은 변화의 연속이다

인간의 삶을 떠올려 보면, 변화는 어머니의 배 속에서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수정란은 그대로 유지되는 존재가 아니라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분화와 성장을 거쳐 인간의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태어남, 성장, 노화,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시점도 이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 적은 없습니다.

연속성은 존재하지만 고정된 동일성은 없습니다. 존재란 멈춤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 왜 우리는 고정되어 있다고 느끼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 ‘고통’, ‘문제’, ‘성격’ 같은 것들이 마치 단단한 덩어리처럼 고정되어 있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이는 세계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이 변화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식이 고정됨을 만드는 방식
• 빠른 변화는 하나로 묶어 ‘같은 것’이라 인식합니다.
• 느린 변화는 정지된 상태로 오인합니다.
• 반복되는 패턴은 ‘본질’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는 흐르고 있음에도 언어로 잘라낸 명사에 매달려 실체처럼 여기게 됩니다.


4. ‘극복·이겨냄·인내’라는 언어의 한계

‘극복하다’, ‘이겨내다’, ‘참다’라는 표현은 ‘맞서 싸워야 할 실체가 있다’는 전제를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정된 실체가 없다면 싸울 적도 고정된 대상도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고통은 하나의 사건으로 나타나고, 감정은 파동처럼 움직이며, 생각은 현상으로 떠올랐다가 사라질 뿐입니다.

“내가 고통을 극복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나’와 ‘고통’을 둘로 나누고 서로 대립하는 실체처럼 만들기 쉽습니다.

그 분리에서 투쟁이 생기고, 언어가 만들어낸 개념이 오히려 고통을 단단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깁니다.

5. 종교 또한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종교 역시 변하지 않는 실체가 아니라, 인간이 삶과 죽음, 두려움과 의미, 경험과 통찰을 설명하고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온 언어·상징·제도·이야기의 집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건들이 모여 형성된 구조물일 뿐, 스스로 독립된 본질을 가진 존재로 보기 어렵습니다.

종교가 도구임을 잊고 절대화되는 순간, 종교는 가리킴이 아니라 우상이 되어 배타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종교를 하나의 길과 가리킴으로 이해할 때, 종교는 실체가 아니라 실체 없음(공)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6.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말의 의미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말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멈춘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모든 것은 과정이고 관계이며 흐름입니다.

우리가 착각하는 것은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연속을 붙잡아 “이것이 변하지 않는 본질”이라고 여기는 인식의 습관입니다.

그 습관이 풀릴수록 싸울 대상도 줄어들고, 지켜야 할 고정된 자아도 느슨해집니다.

그 자리에 남는 것은 변화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분명함이며, 그 분명함 속에서 삶은 가벼워지고 자유는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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