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천우의 검, 대혼(大魂)의 밤 시즌1 (총10화)

제2화. 산사에 울리는 짐승의 울음

내면치유 2025. 8. 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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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산사에 울리는 짐승의 울음


이 글은 영적체험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작 판타지이며,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산이 울고 있었다. 울음은 바람처럼 스며들어 내 심장을 두드렸다.”

 

민우는 천우의 검을 손에 쥔 채, 깊은 산속의 폐사를 향해 걸었다.

길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묵은 솔잎 사이로 동물의 뼈가 흩어져 있었고, 나무들은 하나같이 중심이 썩어 있었다.

그는 꿈속에서 이곳을 보았다.

 

밤마다 들리던 짐승의 울음,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들던 짐승 귀신의 붉은 눈동자.

폐사는 절이라기보다는 돌무더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곳에는 한 명의 스님이 앉아 있었다.

“어서 오게. 검을 든 자여.”

 

스님의 이름은 묵현. 그는 염불을 외우는 동안 단 한 번도 눈을 뜨지 않았다.

그는 민우가 악귀를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산의 짐승들은 귀신이 되었다. 먹지도 죽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그가 말한 악귀의 이름은 울창.

사냥꾼에게 희생된 짐승들의 원념이 쌓여 태어난 존재.

그 악귀는 산 전체를 병들게 하고 있었다.

 

밤이 되자,

산은 울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나뭇가지들이 떨리고, 어딘가에서 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검은 덩어리 같은 짐승이 폐사 앞에 나타났다.

 

그것은 사슴도 아니고, 곰도 아니고, 늑대도 아니었다.

온갖 짐승의 형상이 뒤섞인 이형의 괴수. 그 눈은 인간의 증오처럼 깊고, 침은 독처럼 들끓었다.

 

민우는 검을 들고 뛰어들었다. 하지만 짐승귀는 마치 그의 마음을 읽는 듯 움직였다.

분노가 커질수록 검이 무거워졌고, 그의 시야가 점점 좁아졌다.

 

“그렇게는 이길 수 없네. 그 검은 ‘분노’를 원치 않네.”

묵현은 가부좌를 한 체 수인을 하고 부동명왕 진언을 염하기 시작했다.

부동명왕 진언 수인

 

“나마흐 삼만다 바즈라난 짠다 마하로샤나 스포타야 훔 트라탁 함맘.”
염불의 진동이 산사 전체를 감쌌다.


소리는 공간을 가르며 퍼지는 염불은 짐승귀의 원념을 흔들었고, 그 거대한 형상이 일순 멈칫했다.

 

그리고,민우도 조용히 눈을 감고 부동명왕의 진언을 염하기 시작했다.

 

“나마흐 삼만다 바즈라난 짠다 마하로샤나 스포타야 훔 트라탁 함맘”

 

그 순간, 진언의 울림이 그의 손과 검을 감싸며 파동을 일으켰다.


부동명왕의 수인  분노와 악귀를 제압하는 불퇴전의 지혜는 단지 손의 모양이 아니라
마음의 모양이었고, 그 모양은 그대로 민우가 쥔 검에 깃들기 시작했다.

 

빛이 났다.
어둠 속에서 형상을 벗은 진리처럼, 민우의 검은 진언과 하나 되어 광휘로 번뜩였다.

 

그는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검은 스스로를 이끌어 짐승귀의 심장으로 나아갔고,
그 순간, 형상을 잃은 짐승귀는 물처럼 흩어지며 공중에 스며들었다.

 

산은 다시 고요해졌고,
묵현 스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귀신이 아니었네. 그저 저승으로 가지 못한 짐승의 혼. 고통 속에서 방황하던 중생이었을 뿐이네.”

 

민우는 검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낮게 말했다.

“스님, 이 검이 부동명왕의 수인과 하나가 되었을 때, 마치 제가 그 안에 녹아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스님은 잠시 눈을 감은 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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