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푸른빛’

이 글은 Fiction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2025년 7월 초, 영희에게서 문자가 왔다.
삼촌, 혹시 통화 가능하실까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절박함이 묻어났다.
그 순간, 오늘 새벽에 꾼 꿈이 떠올랐다.
옅은 푸른빛에 휩싸인 한 할아버지.
강한 기운이 파도처럼 밀려오더니, 그는 주방의 가스를 틀어 폭발을 일으켰다.
이건 단순한 혼령이 아니었다. 무속에서 ‘도력’이 높은 신들은 종종 푸른빛을 내뿜는다. 장군신, 할머니·할아버지 신이 그렇다.
며칠 뒤, 나는 형님네와 영덕으로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혹시 그곳의 신이 불만을 표한 건가 싶었지만, 이런 일은 종종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가보면 알겠지.’
영희와의 통화는 오후 5시에 이루어졌다.
“오빠랑 이사 온 뒤부터 이상한 일이 계속 생겨요.
두통, 어깨 통증, 자동차 접촉사고… 잘 되던 계약도 취소됐어요.”
그녀는 지인의 이야기도 꺼냈다. 당근마켓에서 무료로 가져온 서랍장 이후 아이가 계속 울어서 무당에게 갔고, 부적을 태워 강에 흘려보내자 멀쩡해졌다는 이야기였다.
“철수가 삼촌께 꼭 연락하래요.”
나는 집 내부 영상을 보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영상 속에—꿈에서 본 푸른빛 할아버지가 있었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집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나는 천서를 준비해 그 존재와 연결했다.
‘내면의 공간’에서 대화가 시작됐다.
“누구십니까?”
“나는 이 집의 주인이오.”
“터주신입니까?”
“아니오. 나는 이 집 주인의 조상이오. 이백 년 도를 닦았고 자손을 돕기 위해 머물고 있소.”
나는 그 생김새를 영희에게 전했다.
“주인집 아주머니랑 많이 닮았어요. 성격도 비슷하고요.”
이전 세입자도 불운 끝에 이사 갔다고 했다. 모든 일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어르신, 제 꿈에까지 왜 나타나셨습니까?”
잠시 침묵 후, 그는 말했다.
“철수가 족자를 벽에 걸까 망설이던 걸 보았소. 족자 속 글자에서 무언가 나와 나를 끌어당겼고, 그 길로 여기에 오게 되었소. 돌아가려 했으나 길이 막혀… 그러다 자네 꿈속으로 들어왔소.”
나는 목소리를 낮췄다.
“아이들에게 계속 해를 끼치신다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저는 무당들과 다릅니다. 말이 통하면 좋게 끝내지만, 아니면 소멸시킵니다.”
그의 기운이 흔들렸다.
“그럼 자손들에게 가겠소. 이 집에는 다시는 영향을 주지 않겠소.”
나는 경고했다.
“큰 화장실에 천서를 두겠습니다. 거기로는 이동 못 하실 겁니다. 자손과 함께 올 수는 있지만, 아이들을 힘들게 하면 제가 직접 개입하겠습니다.”
“…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오.”
그 후 일주일.
집 안의 기운은 맑아졌고, 푸른빛은 완전히 사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평온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