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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것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
침묵 속에서 그 의미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마음은 오래전에
분별과 해석의 옷을 벗어던졌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감정은 순간의 파동일 뿐,
허공에 흩어져 사라질 뿐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리라 부르는 것은
메아리를 남기지 않는 파동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냄새 맡지 않는다.
왜냐하면 향기는 공기 속 화학의 언어일 뿐,
본질의 목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눈이 본다는 것은
빛의 껍질을 읽는 일일 뿐,
대상 그 자체를 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린 그렇게,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문득,
이것이 진정한 ‘침묵’인지,
아니면 오래된 ‘망각’인지,
혹은 감각 너머의 세계를 향한
보이지 않는 초대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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